9월 5일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강서지역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장애 아동을 둔 학부모가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게 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지만 “당신이 알아서 해”, “나가라”는 싸늘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6일 노컷뉴스, 에이블뉴스 등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는 지난 7월 6일 1차 토론회가 주민 반대로 무산되면서 다시 진행됐습니다. 주민들은 “이미 강서구에는 특수학교가 1개 있다. 서울 내 다른 구에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특수학교 설립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우리 지역에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특수학교 설립반대 비대위 소속 권영욱 씨는 “서울시가 특수학교 설립용 대체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꼭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강서구는 명의 허준의 출신지이니 이 점을 살려서 공진초 부지에는 국립한방의료원을 지었으면 하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공약이기도 합니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이은자 부대표 등이 “강서구는 서울에서 특수교육대상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이지만 특수학교가 한 곳 뿐이라 부족하다. 강서구 장애학생들은 10년도 더 전부터 구로구 특수학교로 통학을 했다. 우리 아이도 학교 한 번 가려면 2시간은 준비해야 한다”며 호소했습니다.
에이블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 서울시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수는 1만 2804명이지만 서울시 내 특수학교(29곳)에 다니는 학생 수는 445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강서구 주민들이) 공진초 부지에 왜 굳이 특수학교를 짓냐고 하시는데, 법률상 학교부지는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공진초 땅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김성태 의원이 만들어낸 가공의 희망이다. 한방병원 자체는 강서구와 허준의 연관성을 생각해볼 때 너무 좋은 프로젝트라는 데 저도 공감한다. 강서구 허준박물관, 허준거리와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으니 접점을 찾아 보자”고 말했습니다.
조 교육감과 장애학생 부모들의 간곡한 설득에도 양측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주민들이 단체로 퇴장하는 등 회장 내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결국 2차 토론회는 계속되는 파행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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