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이드] 연극 ‘엠. 버터플라이’ 배수빈, 삼위일체 르네들과 전혀 다른 송 릴링들

[B사이드] 연극 ‘엠. 버터플라이’ 배수빈, 삼위일체 르네들과 전혀 다른 송 릴링들

브릿지경제 2024-04-19 18:15:00 신고

배수빈
연극 ‘엠. 버터플라이’ 르네 역의 배수빈(사진=이철준 기자)

 

“연습실에서 가장 화두가 됐던 건 ‘왜 송이 사과를 안 할까’였어요. 한 사람의 인생을 저렇게 휘둘렀으면 미안하다고 할 법도 한데….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르네와 같은 세월을 바친 거잖아요.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었던 거죠. 서로 간의 니즈가 맞았고 ‘너도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 넘어간 거잖아’가 송의 생각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연극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 5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르네 갈리마르(배수빈·이동하·이재균, 이하 가나다 순) 역의 배수빈은 송릴링(이하 송, 김바다·정재환·최정우, 이하 송)과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엠 버터플라이
연극 ‘엠. 버터플라이’ 공연장면. 송 릴링 역의 김바다(왼쪽)와 르네 역의 배수빈(사진제공=연극열전)

 

“서로 굳이 사과를 할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실에서 난상토론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고 배우들 저마다가 자신만의 입장, 노선 등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그러고 있죠.”

배수빈은 “진짜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뭐였을까,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는 행동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등에 대한 궁금증을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배수빈
연극 ‘엠. 버터플라이’ 르네 역의 배수빈(사진=이철준 기자)

“개인의 욕망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어떤 책임감이었을까, 아니면 무지였을까…그런 생각들이 계속 교차했던 것 같고 지금도 그래요. 어떨 때는 정말 무지하게, 또 어떤 회차는 정말 욕망만 채우기 위해 달려볼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보시는 분들마다 가져가시는 부분이 다를 것 같아서 그런 재미가 크죠.”


◇삼위일체 르네들, 놀랄 만큼 다른 송들

“이번 작품에서 (이)동하, (이)재균 배우와 르네를 분석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저렇게 해도 되는 구나 싶고. 뭔가 안 풀린다 싶으면 셋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저마다가 해결한 부분은 공유를 해주기도 하고 너무 좋은 경험이었죠.”

자신과 번갈아 르네를 연기 중인 이동하·이재균에 고마운 마음을 밝힌 배수빈은 “그렇게 사랑이 바탕에 깔린 존재 자체에 대한 문제라는 데 합일점을 찾았고 마지막에는 거의 한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재균 배우가 너무 고마운 게 정말 많은 실험과 시도를 해줬어요. 머리가 깨질 때까지 부딪히고 부서져 주니 저 역시 열심히 할 수밖에요. 재균 배우가 정말 다양한 실험을 많이 하면 그걸 동하 배우가 정리해서 만들고 저는 ‘내가 한번 해볼게’라며 실행하고. 그렇게 한몸이 돼 르네를 만들어 갔어요. 너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고…두 배우랑 함께 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송 역할의 김바다, 정재환, 최정우에 대해서는 “송의 행동들이 가스라이팅인지 사랑인지 이용하는 건지에 대해 고민하고 난상토론을 벌였고 저마다가 전혀 다른 인물을 표현 중”이라고 밝혔다.

 

연극 엠버터플라이
연극 ‘엠. 버터플라이’의 전혀 다른 르네와 송릴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수빈·김바다, 이동하·최정우, 이재균·정재환(사진제공=연극열전)

 

배수빈은 “(김)바다 배우는 ‘나를 그냥 나로, 있는 그대로 제대로 봐 달라’는 욕망이 큰 송”이라고 (최)정우 배우는 되게 퓨어한 면이 있는 송이라고 표현했다.

 

되게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송이라 이용을 해도 별로 이용하는 것 같이 안 보인달까요. 그래서 배신감이 더 클 때도 있죠. (정)재환 배우는 가스라이팅의 느낌이 강해요. 그런데도 또 가스라이팅이 다는 아니라는 느낌도 들고…세 배우의 노선이 너무 달라서 깜짝 깜짝 놀랄 때도 많아요.”



◇부서지고 깨지며 “재밌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엠. 버터플라이_공연사진 (2)
연극 ‘엠. 버터플라이’ 공연장면(사진제공=연극열전)

 

“연극의 장막과도 같은 무대 장치로 저는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훨씬 더 르네의 머릿속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박상봉 디자이너님이 구현하신 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죠.”

이렇게 전한 배수빈은 요즘 가장 가슴을 울린 대사로 “사랑은 판단력을 흐리고 두 눈을 감기고 얼굴마저 바꿔 놓습니다”와 더불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송의 절규에 답하는 르네의 “나는 당신을 알아”로 꼽았다.

“그 뒤의 ‘마음 한구석으론 내내 알고 있었어. 내 행복은 한 때고. 내 사랑은 기만일 뿐이라는 걸. 하지만 외면하고 또 외면했지. 그래야 기다림을 견딜 수 있으니까’까지가 너무 좋아요. 도대체 이 사람은 어디까지, 언제부터 안 건가 싶거든요.” 

 

배수빈
연극 ‘엠. 버터플라이’ 르네 역의 배수빈(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배수빈은 “앞으로도 진짜 재밌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며 “좀 뻔한 느낌 없이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면서”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려면 재균 배우처럼 정말 부서지고 깨져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저를 부실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면 머리 깨지게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요. 여러 가지 사는 얘기들도 더 다양한, 새로운 분들과 같이 만들고 싶기도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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