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형사재판 본격 개시…재판의 핵심 인물은?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형사재판 본격 개시…재판의 핵심 인물은?

BBC News 코리아 2024-04-23 13:17: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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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헨, 도널드 트럼프, 스토미 대니얼스
BBC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 법정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형사 재판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며 첫 공판이 열렸다.

앞으로 몇 주간 트럼프는 이곳 맨해튼 법정에 형사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그리고 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다른 화려한 등장인물들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성인영화 배우, 핵심 증인으로 변신한 전직 해결사,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충성스러운 재무 책임자를 비롯해 잠재적인 증인 목록은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아울러 이번 변호에 자신의 커리어를 건 화이트칼라 범죄 전문 변호사가 이끄는 트럼프의 변호인단도 주목할만하다. 그 반대편에선 최초의 흑인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트럼프와 그 측근들에 대해 잘 아는 맨해튼 검사들로 팀을 꾸렸다.

그리고 이미 트럼프가 법정에서 보여주는 행동과 일으키는 문제에 대해 잘 아는, 뉴욕주의 베테랑 판사가 이번 사건을 전체적으로 감독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불륜 관계였던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고자 회사 장부를 위조했다며 총 34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무죄를 주장하는 한편, 불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역사적인 재판에서 알아야 할 핵심적인 인물들은 누구일까.

뉴욕주 판사

뉴욕주의 베테랑 법조인인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는 이전에도 맨해튼 법정에서 이미 트럼프와 만난 바 있다. 당시 머천 판사는 ‘트럼프 그룹’의 세금 사기 사건을 맡아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거액의 벌금 및 징역형을 선고했다.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
Reuters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

즉 머천 판사는 이미 트럼프의 재판을 지연시키고, 부인하고, 방향을 돌리는 법정 전술과 습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트럼프가 또 한번 이러한 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머천 판사의 분노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머천 판사의 말투는 부드러울지 모르지만, 그는 허튼수작을 용납하지 않는 법학자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번 재판의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이미 머천 판사는 트럼프를 한 차례 입 다물게 한 바 있다.

이러한 머천 판사에 대해 트럼프는 SNS를 통해 “이 판사처럼 (나와) 갈등을 빚은 판사도 없다”면서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과 협력하는 기업의 직원임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는 판사의 가족에 대해 함구령을 받았다.

맨해튼 검찰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2021년 11월 흑인 남성으로는 최초로 이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렇게 트럼프 관련 수사를 맡게 된 브래그 검사장은 지난해 4월, 그를 중범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
Reuters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

브래그 검사장은 사업 기록 위조라는 경범죄를 중범죄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이론을 채택했다. 트럼프가 2번째 범죄인 뉴욕주 선거 자금법 위반 사실을 은폐하고자 사업 기록을 위조했다는 것이다.

맨해튼 검찰은 트럼프 측 선거 캠프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이 사실에 대해 숨기려 했다고 본다.

이러한 검찰의 수가 성공할지에 대해선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브래그 검사장은 이 혐의를 입증해내고자 트럼프에 대해 잘 아는 베테랑 검사들을 모아 팀을 꾸렸다.

이 팀에 속한 조슈아 스태인글래스 검사는 ‘트럼프 조직’에 대한 기소를 주도해 유죄 판결을 끌어낸 인물이다. 재판에서 검찰의 전략을 지휘할 스태인글래스 검사는 이전에도 유명 살인 및 과실치사 사건, 기타 폭력 사건을 다룬 바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조직’의 세금 사기 혐의를 담당했던 수잔 호핑거 검사가 나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팀장을 맡게 됐으며, 트럼프 관련 수사를 가장 오래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콘로이 검사와 경제 범죄 전문인 레베카 맨골드 검사 등도 속해 있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

(왼쪽부터) 토드 블랑쉬 변호사, 트럼프 전 대통령(가운데), 에밀 보브 변호사, 수잔 네첼레스 변호사
Getty Images
(왼쪽부터) 토드 블랑쉬 변호사, 트럼프 전 대통령(가운데), 에밀 보브 변호사, 수잔 네첼레스 변호사

우선 트럼프 측 변호인단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토드 블랑쉬 변호사는 연방 검사 출신으로, 뉴욕시에 거주하는 민주당원이었다. 게다가 뉴욕 월스트리트의 로펌 파트너 변호사였으나, 공화당원으로 변신하는 한편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대형 고객인 트럼프를 변호하고자 모든 걸 뒤로한 채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한때 브래그 검사장과 동료 사이였던 블랑쉬 변호사는 이제 법정에서 서로 반대편에 앉아 대립하는 관계가 됐다. 사실 이번이 겨우 2번째다. 블랑쉬 변호사는 재판까지 간 다른 형사 사건에서 단 한 번 피고인 측 변호사로 선 게 전부다.

트럼프의 또 다른 변호사 수잔 네첼레스는 2021년부터 트럼프를 변호하고 있는 인물로, ‘베니 에그스’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인 베네로 망가노 등 문제가 많은 정치인, 부동산개발업자, 조직범죄자들을 맡아 변호한 오랜 이력을 지녔다.

네첼레스 변호사는 ‘트럼프 조직’이 지난 2022년 12월 세금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벌금 160만달러(약 19억9000만원)를 선고받았을 때도, ‘트럼프 조직’을 변호했다.

아울러 네첼레스 변호사가 속한 ‘네첼레스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인 게달리아 스턴 변호사와 연방 검사 출신의 에밀 보브 변호사도 트럼프 측 변호인단에 속해 있다.

잠재적 증인

성인영화 배우인 스토미 대니엘스는 2006년 유명인들을 상대로 열린 골프 경기에서 트럼프를 처음 만났다고 말한다. 본명 ‘스태파니 클리포드’인 대니얼스는 당시 27세로, 성인영화 업계의 떠오르는 스타였다.

당시 트럼프가 자신에게 청혼했으며, 만난 지 얼마 안돼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스토미 대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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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미 대니엘스

트럼프는 이 만남 자체를 부인하나, 대니얼스는 이에 대해 입다무는 조건으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조직’의 마이클 코헨 변호사로부터 13만달러를 받은 것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이 알려진 이후, 대니얼스는 트럼프와 측근들의 타깃이 됐지만, 현재 자신은 트럼프에 대한 증언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렸던 코헨 변호사는 2006년부터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다. 코헨 변호사는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네며 연방 선거자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 지난 2018년 유죄를 인정했으나, 트럼프의 지시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코헨 변호사는 트럼프가 이러한 계획을 은폐하고 성 추문을 피하고자 자신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돈을 건넸으며, 이후 ‘트럼프 그룹’이 자신에게 이 돈을 변제해줬으며, 이 과정에서 이 돈을 법률 자문비로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트럼프는 한 때 충직한 측근이었던 코헨 변호사를 거짓말쟁이라 비난했으며, 트럼프 변호인단은 코헨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서지 못하도록 막고자 노력했다.

코헨 변호사는 한 때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총알도 대신 맞을 수 있다고 말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젠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크렘린궁 간 공모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를 포함해 트럼프를 겨냥한 여러 수사의 핵심 증인으로 변신했다.

한편 트럼프의 ‘머니맨’으로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는 앨런 와이셀버그 또한 이번 형사 재판에서 자주 등장할 예정이다. 그러나 와이셀버그가 직접 증언할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였던 그는 트럼프가 입막음용 자금을 변제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이를 은폐하는 작업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 바이셀버그는 트럼프가 겪고 있는 일련의 법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인물이다. 지난 2022년 8월, 그는 ‘트럼프 그룹’의 임원으로서 세금 사기, 문서 위조 및 기타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이 ‘트럼프 그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제기한 혐의 내용이다.

앨런 와이셀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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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와이셀버그 전 ‘트럼프 그룹’ 최고재무책임자

와이셸버그는 100일간 복역하고, 이후 트럼프의 회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에서 증언하는 조건으로 형량을 합의했다. 이후 트럼프를 상대로 열린 뉴욕시 민사 사기 사건에서 증인으로 나섰으나, 이후 위증 혐의 2건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지난 10일 징역 5개월형을 추가로 선고 받았다.

한편 이번 형사 재판의 첫 증인으로 나선 인물은 미국 타블로이드 잡지 발행인인 데이비드 페커다.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의 전직 CEO인 페커는 내셔널 인콰이어러지를 맡아 발행할 당시인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지원하고자 일명 ‘캐치 앤 킬’ 전략을 썼다.

트럼프에 대해 나쁘게 묘사하는 기사들의 판결을 모두 사 잡아들인(캐치) 다음 이러한 기사의 게재를 거부함으로서, 트럼프에게 잠재적으로 해가 될 수 있는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사장시키는(킬) 전략이다.

한편 ‘플레이보이지’ 모델인 캐런 맥두걸은 2006년~2007년 트럼프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인물로, 트럼프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맥두걸은 AMI에 자신의 이야기를 넘겨준 댓가로 15만달러를 받아 이러한 밀회 사실에 대해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트럼프 타워’의 전직 도어맨이었던 디노 사주딘 또한 증인으로 나설 수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 팀은 트럼프가 혼외자식을 봤다는 입증되지 않은 소문에 대해 사주딘이 내셔널 인콰이어러지에 관련 이야기를 팔려고 하자 사주딘에게도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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