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크라이나, 미국 600억달러 지원에도 향후 전황은 불투명.. 전문가 "美 대선 후 휴전될 것"

[종합] 우크라이나, 미국 600억달러 지원에도 향후 전황은 불투명.. 전문가 "美 대선 후 휴전될 것"

폴리뉴스 2024-04-23 15:30:43 신고

젤렌스키와 바이든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젤렌스키와 바이든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60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통과시켰으나 우크라이나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지연된 사이 러시아가 전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없는 만큼 현재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를 기준으로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 시기는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 증여 아닌 차관 형식으로 공화당 반대 설득

젤렌스키 "바이든과 미국에 감사" "푸틴 패배시킬 것"

미 하원은 20일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작년 10월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을 담은 안보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됐으나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반년 가까이 연기되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때마다 미국이 자체 국경 문제를 제쳐두고 외국을 지원하는데 반대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혀왔으며 이에 따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분위기가 확산돼왔다.

이에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공화당 강경파 하원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지원금을 증여가 아닌 차관으로 포장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이르면 23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주말부터 미국의 군수품 지원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예산안에는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사거리 300㎞ 전술 지대지미사일 ATACMS의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은 21일 CBS방송에서 "23일이나 24일 대통령 서명까지 마치면 군수품이 금주 말까지 운송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년간 (미국) 국방 예산의 3%를 갖고 우크라이나를 도와 러시아의 기존 지상 병력 87%, 전차 63%, 장갑차 32%를 제거했다"며 "이 과정에서 단 한명의 미국인 병사도 생명을 잃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매우 중요한 미국의 원조 패키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러시아의 악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모든 미국인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의 지원을 이용해 두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푸틴이 패배해야만 하는 이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분석가 "미국 지원에도 전황 변함 없을 것".. 러 "더 많은 우크라인 사망할 뿐"

미국의 지원이 결정됐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전황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관리, 군인, 분석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원조가 전달된다고 해서 최전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지난 2월 "러시아군이 산업 도시 아브디브카를 점령한 이후 1000km 가량 떨어진 여러 지점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군의 입지가) 상당히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FT는 "하원의 극우 공화당 의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통과를 막는 동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의 지원 결정이 너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22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을 포함하는 안보 예산안이 미 하원을 통과한 것에 대해 "사실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논평했다.

이어 "대신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하고 우크라이나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겨울철 눈과 비로 땅이 진흙탕으로 변하며 진군을 어렵게 만드는 '라스푸티차' 시기가 지남에 따라 러시아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 국장은 최근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한 대공세 개시 시점을 오는 6월로 설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6월 대격돌의 결과에 따라 향후 전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시우 야르의 우크라이나 전차 [사진=AP=연합뉴스]
차시우 야르의 우크라이나 전차 [사진=AP=연합뉴스]

미 대선 이후 휴전 시나리오 '솔솔'.. '대선 연기'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도 논란

나아가 이번 지원이 마지막이 될 것이며, 결국 우크라이나는 미국 대선 이후 영토를 잃은 채 휴전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의 한 우크라이나 전문가는 "이러한 대규모 원조 패키지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원조 패키지는 규모가 훨씬 작아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원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에 약 1년의 시간을 벌어주는 데 그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 휴전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중재자를 통해 미국에 휴전 의사를 전달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튀르키예에서 양측의 비공식 중재자 접촉을 주선하면서 "우크라이나 영토 1/5을 빼앗은 현 상황에서 전쟁을 종식하자"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제안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고위당국자에게도 전달됐지만 미국측은 "우크라이나 참여 없이 휴전 가능성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결국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에 당선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22일 유튜브 김어준의뉴스공장에서 "미국 대선의 결과와 관계 없이 내년 초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파괴된 상태에서 우리 한국 전쟁처럼 분단된 채로 결말이 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는 5월 예정된 대선을 연기함에 따라 내부 권력 투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전문가인 제성훈 교수는 같은 방송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5월 20일로 종료라고 주장하면서 권력을 의회에 넘기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정당성의 위기가 5월 20일부터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사회·정치연구센터(SOCIS)가 지난 2월22일~3월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력한 대선 후보인 잘루즈니 대사와 가상대결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2.1%였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맡았던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대사는 잘루즈니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끝에 지난 2월 군 총사령관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당시 그의 국민적 인기 때문에 정적(政敵)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