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이강인 등 공격 자원들을 교체로 활용하지 않은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교체 카드를 활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도르트문트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항상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엔리케 감독은 킬리안 음바페를 중심으로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우스만 뎀벨레를 전방에 두고 파비안 루이스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머리를 중원에 포진시키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엔리케 감독이 꺼내든 교체카드는 단 두 장, 전반 42분 베라우두와 후반 20분 란달 콜로 무아니뿐이었다. 더구나 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투입된 베라우두는 부상에 따른 불가피한 교체였다. 엔리케 감독의 전술적인 판단에 의한 교체는 사실상 한 장이었다.
전반 36분 선제 실점을 허용한 PSG로서는 후반 반드시 동점골을 넣어야 했던 상황이지만, 엔리케 감독은 콜로 무아니 투입을 제외하면 변화를 주지 않았다. 결국 벤치에서 교체 출전을 준비하던 이강인과 곤살루 하무스 등 공격 자원들은 끝내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PSG는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결국 0-1로 졌다.
현지에서도 교체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부상으로 인해 베라우두를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단 한 번만 교체를 활용한 건 경기력에 만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엔리케 감독은 “교체카드를 통한 변화를 판단하기 전에 경기부터 판단해야 한다. 오늘 두 팀은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우리도 많은 찬스가 있었다. 다만 도르트문트는 득점을 했고, 우리는 득점을 하지 못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경기력이 좋았던 만큼 굳이 교체 카드를 활용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뜻이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엔리케 감독의 교체카드 외면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불과 나흘 전에도 PSG는 르아브르와의 프랑스 리그1 경기에서 2-3으로 뒤지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어 승점 1을 챙긴 바 있다. 당시 합작골을 만든 건 이강인과 곤살루 하무스였는데, 둘 모두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기도 했다.
이날 외면을 받은 이강인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처음으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채 결장하게 됐다. 이날 PSG는 볼 점유율에서 54%로 도르트문트에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14-12로 우위를 점했으나 유효슈팅 수에서는 3-4로 밀렸다. 2개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불운에도 시달린 끝에 0-1로 졌다. 2차전은 오는 8일 오전 4시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데, PSG는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결승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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