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즐기다 선수 된 인천연맹 부자(父子)선수
“이왕 할거면” 김라희 선수를 스승으로
지난 2월 인천당구연맹 2차 정기평가전에서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다. 이제 겨우 14살인 중학교 3년이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 인천 예송중학교 3학년 양승모다.
모두 19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양승모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5경기 평균 애버리지 1.263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스승 김라희 “처음부터 당구치는 감각 뛰어나”
◆당구선수 아버지 따라 초등학교 3학년에 당구 접해
학생당구선수인 양승모는 복받은 케이스다. 당구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했고, 아버지 덕에 체계적으로 배웠다. 양승모 아버지는 인천당구연맹 소속 양창우(51) 선수다. 아빠와 아들 모두 인천연맹 소속 선수다.
승모는 아버지 따라서 10살때인 초등학교 3학년때 당구를 접했다. 아버지 양창우 선수의 회상. “제가 당구를 좋아해서 주말에 아이들을 집에 두고 혼자 당구장에 가기가 아내에게 영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승모를 데리고 당구장엘 갔는데 의외로 승모가 당구를 재밌어 하더라고요. 소질도 보였고요.” 그때부터 당구선수 양승모의 첫 걸음이 시작된 셈이다.
◆“이왕 시작한거 당구선수에게서 직접 배우게 하자”
양창우 선수가 다니던 당구장은 인천 구월동 버호벤캐롬클럽인데, 승모는 4구를 건너뛰고 3구부터 배웠다. 아버지 양창우 선수는 “처음에는 제가 가르치다가 이왕 하는거 제대로 배우게 하기 위해 1년 가량 인천연맹 장성원 선수에게 배우게 했습니다. 그때 기초를 많이 닦았습니다.”
U22 대표로 아시아캐롬선수권 출전 “뿌듯”
지금도 꾸준히 연습과 레슨에 매진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집 근처에 있는 송도당구아카데미(인천당구연맹 문석민 선수가 운영)에서 연습하고, 1주일에 두 번은 구월동 버호벤캐롬클럽에서 김라희 선수에게서 레슨을 받는다. 아무래도 학생이다보니 평일에는 하루에 2~3시간밖에 연습을 못한다. 대신 주말이나 방학에는 연습과 실전경기에 8시간 이상을 쏟아붓는다.
◆스승 김라희 선수 “승모는 처음부터 당구치는 감각 뛰어났다”
스승인 김라희 선수는 승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승모는 처음부터 당구 치는 감각이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몸도 유연했고요. 큐를 잡고 스트로크하는걸 보니 승모는 당구선수를 시켜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열의를 갖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기본기가 완전히 다져져서 요즘에는 기술적인 부분과 포지션 플레이 위주로 레슨하고 있다”면서 “승모는 한국당구를 이끌어갈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가 한창 클 때는 두뇌 개발에 좋다고 해서 바둑을 배우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머리도 쓰고 몸도 쓰는 당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승모도 당구를 좋아하길래, 그럼 아이가 좋아하는걸 하게하자고 했지요.”
아이가 좋아하는걸 하도록하고 싶은 부모 마음은 다른 ‘당구 대디’들과 똑같았다.
승모는 아직 14살의 앳된 모습이지만 인천당구연맹 평가전 우승으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더욱 다행스런 점은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입상하며 성장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천 예송초등학교)이던 2019년에는 1쿠션에서 전국대회 3관왕(국토정중앙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대한체육회장배)에 올랐다.
2021년 6학년때는 우승 1회(국토정중앙배) 준우승 1회(경남고성군수배), 2022년 중학교 1학년때는 태백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동안 학생부에서 몇 차례 입상했으니, 최근에는 경험을 쌓기 위해 성인부 시합에 출전하게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지난 6월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 32강에 오른게 최고 성적입니다.” 아버지 양창우 선수 말이다.
◆“U-22대표로 아시아캐롬선수권 출전 뿌듯”
특히 올해는 정예성 박정우 손준혁 김한누리 원재윤 형들과 함께 당당히 U-22(22세 이하) 대표로 선발돼 3월 양구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캐롬선수권’에도 출전했다.
“올해 가장 뜻깊은 것은 승모가 U-22 대표선발전에서 전체 4강에 들어 대표로 뽑힌 것입니다. 비록 8강에서 손준혁에게 졌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뛴게 무엇보다 뿌듯했습니다. 좋은 경험도 쌓았고요”
아버지 양창우 선수는 승모가 어떤 선수가 되길 바랄까. “당구선수로서 너무 성적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한 선수가 됐으면 합니다. 아울러 실력과 인성면에서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하는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