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허평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첨단반도체 기술 유출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와 같은 '커브에서 추월법'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발전 역사를 뒤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1960년~1970년대 미국 반도체 산업은 메인 컴퓨터를 위한 최첨단 칩에 집중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일본은 계산기와 같은 개인용 제품에 적합한 D램 생산기술을 통해 세계 시장의 50%를 장악했었다.
허평위는 이와 비슷한 산업역사로 인공지능(AI)시대에 중국의 딥시크가 일본의 D램 반도체와 같이 한 획을 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딥시크는 값비싼 최고급 GPU를 쓰지 않았다. 대신 기존의 하드웨어를 최적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부문만 압축해 더 빠르게 학습했다. 모든 부분을 업데이트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내용만 학습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불필요한 계산을 줄였다. 이런 강화학습을 통해 독립적인 추론 능력을 개발하고 데이터셋의 한계를 극복했다. 데이터셋(데이터 집합)이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모델을 만들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쓰인다.
이렇다보니 딥시크는 무료 대형 언어모델을 개발하는데 단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훈련비용을 아무리 추산해봐도 딥시크는 560만달러(약 80억5천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 빅테크기업 비용의 1/10도 안되는 돈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개발 비용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오픈AI, 메타,구글의 AI는 학습 모델을 개발할 때 모든 컴퓨팅을 풀가동해야 하지만, 딥시크는 단계별로 필요한 부분만 컴퓨팅을 가동시켜 작업부화를 줄임으로써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한마디로 AI시대의 최대 난제인 '대량의 반도체 칩 수요' '대규모 전력 수요' '대형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커졌다.
한마디로 산업의 큰 변화가 있을 때 이전에 뒤쳐져 있던 플레이어가 일등을 제치고 앞서 나갈 기회가 많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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