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야심차게 선보인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 첫 주부터 혹평에 시달리며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백설공주' 메인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DisneyMusicKoreaVEVO'
'백설공주'는 미국 현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수치로만 보면 실패에 가깝다. 첫 주 수익은 4300만 달러로, 한 달 전 예상치인 85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2억 7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00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첫 주 수익은 제작비의 6분의 1 수준에 머물렀고,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더라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다. 같은 디즈니 작품인 '캡틴 아메리카'는 1억 8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개봉 첫 주에만 8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손익분기점 돌파에 청신호를 켰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논란의 중심에는 주연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있다. 콜롬비아계 배우인 그는 백설공주 역에 캐스팅되면서부터 '원작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더해 과거 정치적 발언도 다시 회자되며 논쟁은 더욱 확산됐다. 그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욕설 섞인 글을 올렸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영화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설공주' 스틸컷. 백설공주.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백설공주' 스틸컷. 왕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가장 뼈아픈 부분은 관객 반응이다.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에서는 4만 2000여 명이 참여한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평균 '2.1'점을 기록 중이다. IMDB 특성상 누구나 자유롭게 평점을 남길 수 있어 일시적인 '평점 테러'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2점대 초반이라는 수치는 흔치 않다. 일반적으로 완성도 낮은 B급 영화들도 3~4점대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백설공주'가 받은 평점은 극도로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IMDB에서 '가장 도움이 된 리뷰'로 꼽힌 글조차 평점 2점을 준 글이었다. 이는 단순한 안티팬의 몰표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관객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백설공주' 일곱난쟁이. / 유튜브 'DisneyMusicKoreaVEVO'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설공주'는 총 1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이미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미키 17'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23일 기준)에 머물렀다. 디즈니 브랜드와 인기 동화를 기반으로 한 기대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체면을 구긴 셈이다.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원작의 매력을 해치는 각색" "주연 배우의 미스캐스팅" "메시지 중심의 구성으로 몰입감 부족"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디즈니가 실사화로 성공을 거둔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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