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한 바람과 '비화' 현상으로 인해 인근 지역인 안동까지 번지며 산림 당국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화는 산불의 불기둥에서 발생한 불똥이 상승기류를 타고 멀리 날아가 새로운 불씨를 만드는 현상으로, 일명 '도깨비불'이라고도 불린다.
산불이 계속해서 번지며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10km 앞까지 확산됐다는 보도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 지역에는 순간 초속 5.2m의 남남서풍이 불고 있으며, 이 바람을 타고 불씨가 안동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산불 영향 구역이 1만4천㎡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날 오후 기준 진화율은 60%에 머무른 상태다.
산불이 빠르게 번진 주된 이유는 초반에 불었던 강풍이다.
산불 발생 초기에는 순간 최대 초속 15m에 이르는 바람이 불었고, 이로 인해 비화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현상은 불씨가 수십에서 수백 미터, 심지어 최대 2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다른 지점에 불을 옮길 수 있다.
국내 산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열에너지가 크고, 불이 붙으면 더 오래 지속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침엽수림에서는 '수관화'가 쉽게 발생하는데, 이는 나무 윗부분에서 불이 붙어 급속도로 번지는 형태로 비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한편 산불은 지난 24일 오후 4시 경 안동 길안면을 덮친 데 이어 25일 풍천면까지 확산됐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쯤 재난 문자를 통해 풍천면 어담 1리·2리, 금계리, 인금 1리·2리 주민들에게 신성초등학교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산불은 안평면에서 시작돼 금성면을 거쳐 지난 24일 안동 길안면에 도달했고, 이후 동안동 방향으로 확산되며 이날 오후 풍천면까지 불길이 이어졌다.
안동에서는 현재 길안면, 임하면, 일직면, 남선면 등의 주민 356명과 시설 입소자 770명이 체육관, 마을회관, 요양시설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또한 산불로 인한 열기와 연기 때문에 25일 오후 3시 30분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안동분기점에서 청송교차로까지 양방향 통행을 통제했다.
앞서 같은 날 0시 15분부터는 북의성IC부터 청송IC까지의 구간도 안전을 위해 차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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