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올해 들어 식품 및 외식 가격이 연이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멈출 줄 모르는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내수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식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오는 3일부터 버거류 23종을 포함한 총 65개 품목의 판매 가격을 평균 3.3% 인상한다. 제품별 인상 폭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 수준이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 버거는 단품과 세트 메뉴 모두 200원 인상돼 각각 5000원, 7300원으로 조정된다.
롯데GRS 측은 "국내 경영상의 제반 비용 증가와 더불어 해외 환율 및 기후 변화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맹점의 이익률 유지를 위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맹점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맹사업자 단체의 요구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의 버거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와 써브웨이도 4월부터 가격을 인상한다. 노브랜드 버거는 단품 및 세트 19종을 200원, 사이드 메뉴 19종을 100원씩 올린다. 써브웨이는 15㎝ 샌드위치 메뉴를 단품 기준으로 평균 250원(약 3.7%) 인상하며, 매장 가격보다 배달 메뉴 가격이 더 비싼 이중가격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일부터 20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3% 인상했으며, 버거킹도 지난 1월부터 와퍼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커피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원두 가격 폭등을 이유로 대다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했다. 블루보틀은 다음달부터 국내 판매 음료 가격을 300~9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는 5600원에서 5900원으로 5.3%(300원), 라떼는 6600원에서 6900원으로 4.5%(300원) 각각 올랐다. 앞서 투썸플레이스, 더벤티, 컴포즈커피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지난 1월에는 스타벅스 코리아, 할리스, 폴바셋도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맥주,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도 치솟고 있다. 오비맥주,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이 다음달부터 일제히 오른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 2.7%로 급등했다. 지난달에는 2.9%까지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을 넘어섰으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약 3개월 동안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 계획을 발표한 식품·외식 기업은 4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고환율, 고유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 비용 증가를 꼽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기업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코코아, 원두 등의 가격 상승은 사실이나 밀가루, 식용유, 옥수수 등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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