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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은 11일 서울 중구 케이지타워에서 열린 ‘제1회 가상자산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 금융과 실제 현실을 잇는 연결고리”라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작게, 빠르게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SRV랩스는 전 세계 160개 이상 기업 고객을 보유한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 기업이다. 현재 7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검증하는 ‘벨리데이터’ 사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나올 정도로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스테이블코인 영역에서는 이미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개발해 국내 기업의 사내 카페에 납품을 하는 등 실제 적용까지도 가능한 단계까지 나아간 상황이다.
이날 서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금융과 결제의 혁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에 비싼 수수료와 잦은 가격 변동성 등의 문제를 갖고 있던 비트코인의 주요 비판점이자 난제를 해결했다”며 “지구상 어디로나 돈을 저렵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은 획기적 발견이자 발명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거래는 글로벌 최대 금융기업인 비자와 마스터 카드 거래액을 넘어선 상황이다. 전통적 금융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은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로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에 활발하게 쓰고 있고, 글로벌 무역 거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전통적 송금에서 평균 6.35%, 연간 약 540억원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가 0.5~3.0% 수준으로 줄어들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소장은 “전통적 송금 절차를 살펴보면 각각의 은행이 ‘스위프트(SWIFT)’ 같은 국제 금융망을 통해 돈을 몇 번의 단계를 거쳐 보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리고 수수료 또한 높아진다”며 “스테이블코인은 기본적으로 인터넷망을 통해 지갑에서 지갑으로, 수 초 내에 돈이 송금돼 낮은 수수료, 실시간 송금, 은행계좌가 필요없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카드 결제액이 연간 1200조 정도 되는데 10년 전 중국의 신용카드 보급률이 17%였고 대부분 카드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바로 QR결제로 넘어갔다”며 “우리나라는 기존에 금융 인프라를 너무 잘 만들어놓아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고, 몇 년 후에는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이 더 발전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을 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안이 마련되기 전에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빠르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 외에 다른 국가들이 모두 법안이 완벽하게 마련되기 전에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서 소장은 “미국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빠르게 논의되고 있고, 8월 통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규제들의 공통점은 지급 준비금을 100%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홍콩 등 다른 국가들 또한 법안을 제출해놓은 상태에서 규제 샌드박스로 스테이블코인을 실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전 세계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연동되고 있을 때 한국만 빠져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금융 시스템과 실제 현실을 잇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한국도 더 이상 늦어선 안되고,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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